++ 창원시 김달진문학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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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김달진문학관
Subject   [곧은소리]삶의 치열성 재조명 됐으면 ...(11월3일자 도민일보)
  잊히거나 버려져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실재하는 모든 것은 허상이며 죽음이다. 존재하는 것은 오로지 심혼(心魂)이며 정신이다. 이른바 영원성의 차원을 일컫는데, 이는 초역사성과 무관하지 않다.

과거에 있었던 정신과 영혼의 치열성은 오늘날 우리 삶의 각질이 되고 있으며, 먼 훗날에도 늘 우리가 살았던 자리에 남아 있을 실존적 자리에 끝나거나 소멸되는 것이란 없다.

정진업 시인의 문학정신

특히 월초 정진업의 경우, 그의 생의 전반에 걸친 삶의 명제가 “우리가 사는 세상의 부조리와 궁핍을 삼제하고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길을 여는 데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전제할 때, 시인의 정신은 자기 신념의 차원을 넘어서 역사의 흐름과 잇닿은 거멀못으로서 수많은 인간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의 작용이나 원리가 되는 기제의 성격을 띠게 된다. 이는 문학의 가치로움과 위의가 안팎으로 발현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민족의식의 치열성을 보이던 광복기, 궁핍과 통분과 자괴감 속에 현실인식이 예각화되던 1950년대, 3·15의거 이후, 빈곤의 삼제를 향한 직정적 역사의식으로 충만했던 1960년대, 부조리한 세상과 진정한 삶의 간극 사이에서의 실존 의식으로 점철되던 1970년대 초반, 자기성찰과 통합에의 의지를 보이던 1970년대 후반과 1980년대에 걸쳐 시인 정진업은 우리가 사는 세상과 자신에 대한 울분을 토해내다가 1983년 그의 나이 67세에 죽었다.

그에게 있어 시는 “어떤 목적의식 아래 통절한 실례를 극적으로 구성하여 대중을 감동케 함으로써 이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하는”(‘슈프레흐 코올 운동을 일으키자’)것이었다. 아울러 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국민신생활 운동을 표방하는 혁명적인 시”이어야 하며 “서민 대중 전반의 객관화한 사상 감정 및 의지”가 되어야 했다. 이를 위하여 시인은 “대중들의 생활 필요에 의하여 복잡한 사회적 현실을 총체적(변증법적)으로 파악”해야 하며, “보다 집단적이고 역학적이고 연극적인 요소를 구비한 대중낭독시의 방향으로 노래 불려져야”할 것을 주창하였다.

특히 그가 주목하고 있는 에른스트 톨러(1893~1939)는 “빈민가의 비참함, 억눌린 자들의 고통, 권력자의 무관심과, 잔인성” (R. S. Furness, 김길중 역, ‘표현주의’)에 분노하며 새로운 희망과 비전과 인간의 정신적 재탄생을 마치 니체와 흡사한 어투로 예고하던 극작가이다.

톨러에 관한 정진업의 각별한 관심은 그의 앞 세대라고 할 수 있는 시인 권환이 에른스트 톨러의 세계 변혁 의지에 경도되었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더욱 눈여겨보아야 한다. 권환의 교토제대 졸업논문 제목은 ‘혁명시인 에른스트 톨러의 작품에 나타난 그의 사상’이다. 이는 세상을 향한 “부르짖음이며, 노호이며, 신음이고 비명이자 고함소리”(박찬기 편, ‘표현주의 문학론’)가 되고자 했던 시인 권환과 정진업의 정신사가 맞닿은 자리이기도 하다.

바꾸어 말해 경남지역 문학 정신사에 있어 큰 획을 긋는 정점에 그들은 함께하고 있었던 것이다.

뒤늦게나마 우리 지역에서 이들을 되살려내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은 참으로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최근 경남문인협회와 경남문학관이 주최한 경남작고문인 문학심포지엄에서 정진업이 다루어졌다.

경남 문학정신사에 ‘큰 획’

오는 11월 30일에는 경남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주최 전국 학술대회에서 시인 권환, 정진업, 이선관이 집중 조명된다고 한다. 그야말로 우리 지역 문화 자산이 더욱 새로이 가치로움을 발하는 자리이며, 우리 지역의 정신이 부정과 불의와 부조리에 맞서 시퍼렇게 빛나고 있음에 자랑스러운 자리임에 틀림없다.

살아 있되,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은 상태로 살았던 삶의 치열성. 문학적 위대함으로 승화된 시인 정진업을 비롯한 이들의 문학이 고흐의 노오란 해바라기 그림의 종이꽃처럼 언제까지라도 우리에게 스며들기를 바란다.

/이성모(문학평론갇마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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