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논리가 지배하는 오늘의 상황에서 우리 문학은 사회적 정치적 현실 추수 심리에 의해 촉발된 세계 인식을 크게 바탕삼음으로써 그 지배구조에 예속될 상황에 처해 있다. 우리는 여기서 이 시대를 새롭게 형성하고 이끌어나가는 비판적 정신을 바탕으로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직시하고 격변하는 시대조류의 변천 속에서도 자기 영역을 개척해 가는 문학적 실천을 요청받게 된다. 그 실천은 체험의 심화, 감정의 절제, 함축적 언어 행위 등으로 구성되는 인문주의 정신과 맞닿아 있으며, 나아가 물신주의에 대한 준열한 비판과 극복을 포괄해야 한다는 점에서 정신주의를 지향하게 된다.

이 상은 사회 격동기의 혼란상을 빌미로 세속화의 길을 방임해 온 우리 시사에서 인간이 구현해야 할 정신주의 영역을 일관되게 추구했던 월하 김달진 선생의 시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것이다. 이 일은 또한 당대적 탄력성을 견지하고 있으면서 시사적 조류로부터도 자기다운 개성으로 존대하고 있는 이 시대와 정신주의를 문학사의 중심으로 끌어올리려는 열망의 한 표현이기도 하다. 앞으로 이러한 서정시의 정신주의적 자기 확립이 우리 문학사를 더 깊고 풍요하게 하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

 

1990년 김달진문학상제정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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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시인), 김윤성(시인), 김종길(시인), 김선학(평론가), 김재홍(평론가), 신상철(수필가), 박경훈(동국대역경위원), 윤재근(평론가), 장호(시인), 정한모(시인), 정한숙(소설가), 조영서(시인), 최동호(평론가)